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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두명의 히어로 (올마이트, 오리지널스토리, 액션연출)

by glenhj 2026. 3. 15.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두명의 히어로

일반적으로 TV 시리즈의 극장판은 원작 팬들만을 위한 서비스성 작품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투 히어로즈'는 조금 다릅니다. 2018년 개봉한 이 작품은 본즈 스튜디오가 제작한 첫 번째 극장판으로, TV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완전히 새로운 오리지널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애니메 엑스포에서 첫 공개된 이후 로튼 토마토에서 높은 평점을 기록했고, 크런치롤의 2019년 최고 영화상까지 수상했습니다(출처: Crunchyroll Anime Awards). 저 역시 원작 시리즈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극장판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는데, 실제로 보고 나니 예상과 다른 부분이 꽤 있었습니다.

올마이트와 과학기술의 만남

이 영화의 배경은 인공 이동섬인 '아이-아일랜드'입니다. 여기서 아이-아일랜드란 첨단 과학 기술과 히어로 지원 장비를 연구하는 거대한 해상 연구 시설을 의미합니다. 올마이트의 절친인 과학자 데이비드 쉴드가 운영하는 이곳에서는 히어로들의 능력을 강화하거나 보완하는 각종 장비와 기술이 개발됩니다.

제가 이 설정에서 흥미로웠던 건 히어로 사회의 이면을 보여준다는 점이었습니다. TV 시리즈에서는 주로 '개성(Quirk)'이라는 초능력에 초점을 맞췄다면, 극장판은 과학 기술이 히어로 활동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다룹니다. 데이비드 쉴드와 그의 딸 멜리사는 둘 다 개성이 없는 무능력자이지만, 뛰어난 과학 지식으로 히어로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영화는 올마이트의 젊은 시절을 보여주는 회상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 장면에서 올마이트와 데이비드가 함께 은행 강도를 막는 모습이 나오는데, 솔직히 이 부분은 예상 밖으로 감정적이었습니다. 전성기 시절 올마이트의 위엄과 현재 쇠퇴해가는 그의 힘 사이의 대비가 명확하게 드러나면서, 영웅의 노쇠함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자연스럽게 끌어냅니다(출처: 본즈 스튜디오 공식 페이지).

극장판 특유의 액션 연출

일반적으로 애니메이션 극장판은 TV 시리즈보다 작화 퀄리티가 높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작품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특히 바쿠고, 토도로키, 키리시마가 볼프람의 부하들과 맞붙는 전투 신은 TV 시리즈에서는 보기 힘든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와 유려한 동작으로 가득합니다.

저는 특히 보안 시스템이 폭주하여 로봇들이 공격해오는 시퀀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데쿠와 멜리사가 고층 빌딩을 오르며 이 로봇들과 싸우는 장면은 마치 다이하드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 여기서 다이하드 장르란 폐쇄된 공간에서 소수의 주인공이 압도적인 수의 적과 맞서는 액션 스릴러 구조를 의미합니다.

액션 연출의 핵심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각 캐릭터의 개성(초능력)이 전투에서 창의적으로 활용됨
  • 고층 빌딩이라는 수직 공간을 적극 활용한 입체적 액션
  • 다수의 캐릭터가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는 군무 같은 연출

다만 제 경험상 이런 화려한 액션에도 한계는 있었습니다. 악역인 볼프람의 캐릭터성이 다소 약하다는 점입니다. 그는 금속 원소를 조종하는 능력을 가졌고 시각적으로는 위협적이지만, 동기나 배경 스토리가 충분히 깊게 다뤄지지 않아 단순한 '최종 보스' 이상의 인상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팬 서비스와 독립 작품 사이

일반적으로 애니메이션 극장판은 원작 팬을 위한 보너스 에피소드로 여겨지지만, '투 히어로즈'는 독립적인 작품으로서도 완결성을 갖추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원작 지식 없이 이 영화를 온전히 즐기기는 어렵습니다.

영화는 UA 고등학교 학생들이 여름 방학을 맞아 아이-아일랜드를 방문한다는 설정에서 시작합니다. 우라라카, 지로, 모모, 이이다 같은 캐릭터들이 각자의 개성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들의 능력과 성격을 미리 알고 있지 않으면 상황 파악이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데쿠가 무능력자였다가 올마이트로부터 능력을 물려받았다는 설정은 영화의 핵심 주제와 직결되는데, 이를 모르면 감정선을 따라가기 힘듭니다.

제가 아쉬웠던 건 츠유 같은 인기 캐릭터의 활약이 부족했다는 점입니다. 개구리 능력을 가진 츠유는 고층 건물을 오르는 상황에서 엄청난 도움이 될 수 있었는데, 영화에서는 호텔 방에 갇혀 있는 조연급 역할만 맡습니다. 대신 미네타 같은 캐릭터가 잠입 작전에 참여하는데, 이 선택이 최선이었는지는 의문입니다.

그럼에도 영화는 올마이트의 인간적인 면모를 조명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는 단순히 강력한 히어로가 아니라, 친구와의 우정, 제자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과정을 겪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특히 개성 증폭 장치를 둘러싼 갈등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가"라는 윤리적 질문을 던집니다. 여기서 개성 증폭 장치란 히어로의 초능력을 일시적으로 몇 배 강화시키는 불법 기술을 의미합니다.

음악적으로는 시리즈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극장판다운 스케일을 담았습니다. 엔딩곡으로 사용된 마사키 스다의 'Long Hope Philia'는 이후 TV 시리즈 3기 엔딩으로도 채택되었는데, 인디 록 특유의 감성이 여름 방학이라는 배경과 잘 어울립니다. 다만 긴박한 전투 신에서 '다이하드'식 긴장감 넘치는 음악이 부족했던 건 아쉬운 부분입니다.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투 히어로즈'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시리즈 팬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극장판입니다. 화려한 액션 연출과 올마이트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고 싶다면 추천하지만, 원작 애니메이션 최소 2시즌은 보고 오시는 게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보며 동경하던 선배와 함께 일했던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미숙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데쿠의 모습이 제 과거와 겹쳐 보였거든요. 결국 이 영화는 단순한 히어로 액션이 아니라, 성장과 책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참고: https://traditionalcatholicweeb.wordpress.com/2022/12/02/anime-review-91-boku-no-hero-academia-two-her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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